공부법 > 공부법 칼럼 | 모바일 진학사

공부법

1:1 상담

후배하소연, 저는 동물 덕후입니다.

등록일 : 2016.08.10

9번째 주제 : [후배하소연. 저는 동물 덕후입니다.]

수험생 자신과 가장 유사한 수험생활을 겪어온 선배를 만날 수 있는 곳, 온고!
온고에서는 수험생 후배님들의 고민을 선배들이 함께 듣고 조언할 수 있는 [후배하소연]이라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알고박사의 알고있나요]는 스스로를 ‘동물덕후’라고 소개하는 후배님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동물들을 보고 공부하는 것이 너무 좋지만, 현실적인 진로는 ‘생명공학’ 전공 이후 ‘의전’ 진학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후배님의 이야기와, 선배들의 조언까지. 어떤 사연인지 알아볼까요?

저는 조금 특이한 다큐멘터리 덕후입니다. 특히 자연 다큐멘터리의 덕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 접했던 건 중학교 1학년 즈음으로 기억하는데요. 선생님이 자습을 시키면서 본인이 얼마 전에 재밌게 본 다큐라면서 볼 사람은 보고 안 볼 사람은 자습하라고 하더라고요. 그 다큐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시베리아 호랑이였어요. 정말 한 시간 정도를 아무것도 안 하고 집중해서 보고는 쉬는 시간 종 치는 게 아쉬워서 계속 꺼진 티비를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집에 와서 당장 다운받아 나머지를 봤습니다. 그 뒤로 중학교 3학년이 될 때까지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디스커버리, BBC에서 나온 자연 다큐멘터리는 단 하나도 안 빼고 다 봤어요. KBS나 EBS에서 가끔 직접 제작한 다큐도 물론 다 챙겨봤고요. 그때부터 꿈이 생겼어요.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PD가 되고 싶다고요. 내셔널 지오그래픽 원서 잡지도 부모님을 졸라 꽤 비싼 가격이지만 연간 구독을 하면서 영어 공부도 그걸로 했고요. 저는 그냥 촬영만 하는 사람은 되기 싫어서 틈틈이 동물행동학 교재도 찾아서 읽었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지망 학과는 생물학과나 생명과학과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고3이 되어 얼마 전 온고를 만나게 되었는데요. 당연하게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에 다니는 선배에게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제 꿈에 관해 이야기하고 물었는데요. 저로서는 좀 충격인 이야기가 정말 많은 생명과학 전공 학생들은 의전, 치전을 준비한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공부를 잘하는 학교일수록 더 그렇다고요. 저는 정말 동물이 좋아서 가려고 했던 건데 너무 아이 같은 생각이었던 건지... 동물행동학 같은 세부전공이 있기는 하지만 정말 비주류 전공이라고 하는데 너무 답답했어요.
제가 가고 싶은 꿈은 동물 행동학을 기반으로 한 다큐멘터리 제작자입니다. 제인구달이 직접 다큐멘터리까지 찍는다고 하면 이해가 빠르시려나요. 근데 이게 상충하는 꿈인지,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상 실현이 힘든 꿈인지, 실제로 다큐멘터리 PD가 되기 위해서는 오히려 다른 학과를 나오는 게 좋은지 등등 갑자기 멍청해져 버린 기분이에요. 가고 싶은 곳은 KBS나 EBS보다는 다큐멘터리 전문 채널에 입사하고 싶습니다. 나중에는 프리랜서를 하고 싶고요.

나름 내 꿈을 확실하게 잡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수능도 5-6개월 남은 상황에서 자기 꿈의 디테일도 모르는 어설픈 공상가 된 기분이랄까요. 혹시 주변에서 비슷한 꿈을 가졌거나 이뤄본 사람을 보신 분이 있다면 정말 조언을 듣고 싶어요.

선배들의 조언 1
<’좋은 대학’에 가는 것도 중요하다>
ID : 전자두뇌 선배 (순천향대학교 의학과 15학번)

전 생명과학과는 아니지만, 생명이랑 관련이 많이 되는 학과에 재학 중인 선배입니다. 근데 저는 가도 괜찮다! 또한, 좋은 대학이라면 더 괜찮다! 라고 추천하고 싶은 게, 좋은 대학일수록 자신의 주관과 입장이 뚜렷한 친구들이 정말 많습니다. 누가 비주류라고 해도 꿋꿋하게 그 길을 걸어서 결국 엄청난 성과를 내는 동기 선배들도 다 그런 부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후배님이 마냥 부럽기만 하네요. 분명 목표하시는 서울대학교 생명과학과(목표대학이 맞겠죠?)를 진학하신다면 엄청난 다큐멘터리 PD가 되실 거라고 믿어요. 서울대학교 정도면 무슨 꿈을 가져도 서포트 해줄 동료들과 선배들이 도처에 있을 겁니다. 몇 년 동안 잘 간직해온 꿈을 절대 쉽게 저버리지 말고 끝을 보세요. 응원할게요. 한 10년 안에 우리나라 사람이 만든 명작 다큐를 볼 수 있겠네요!

선배들의 조언 2
<꿈을 현실로 만드는 ‘현실적인’ 방법들>
ID : kingofjungsi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16학번)

저는 다큐는 아니지만 PD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PD는 솔직히 학과가 크게 상관이 없더라고요 신방과나 언론 관련 학과라고 하면 물론 선배들이 꽤 있으니까 노하우의 전수 면에서는 좋겠지만, 실제 합격하는 건 크게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물론 가고 싶어 하시는 다큐멘터리 전문채널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다큐멘터리가 동물 관련 다큐멘터리인데 동물관련 학과를 전공하고 부전공이나 복수전공으로 신방 쪽을 한다면 굉장히 경쟁력 있는 스펙이 갖춰지지 않을까요?
또한, 요새는 점점 스펙보다는 실제 그 방면에서 활동해본 경력을 더 따지기 때문에 대학교에 들어오시면 관련된 동아리에 들어가서 활동을 해보시거나 직접 다큐멘터리를 찍어보시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 같아요 아무튼 절대 공상은 아니니까 힘내세요~

선배들의 조언 3
<꿈에 대한 열정은 고민이 아니다>
ID : 박찬준 선배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16학번)

후배님 이야기가 고민거리인지부터 의심이 드네요. 사실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이 자신의 뚜렷한 목표 없이 대학교를 진학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 비추어 보면, 후배님은 아주 바람직한 학생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후배님의 입장에서 이 고민을 다시 생각해 보면 아마 주변에서 하는 이야기에 신경이 많이 쓰일 것 같네요.
저 역시 후배님처럼 꿈과 이상에 사로잡혀서 공상과 같은 꿈을 갖고 대학에 진학한 학생입니다. 제 꿈 이야기를 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 꿈이 사회적으로 좋은 꿈이지만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얼마 전 교수님과 면담하면서도 제 꿈이 현실과 많은 차이가 있음을 말씀으로는 못 들었지만 제 눈치 상으로 그런 것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이 계속해주신 말씀은 저의 태도가 아주 바람직하다는 겁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에 가까운 꿈이더라도 계속 그것을 추구하다 보면 100%는 못 미치더라도 꽤 많은 성과를 이룰 수 있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후배님이 알고 있는 게 적어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자신의 꿈이 훨씬 더 구체적이 되고 현실적이 되다 보면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방법으로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겁니다. 후배님, 계속 그 꿈을 생각하고 발전시키면서 자신의 이상에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랜만에 열정적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서 그 열정의 일부를 전수받은 느낌이 듭니다. 50년 뒤에 국내 동물 행동학의 대가가 되어 있기를 기대합니다~ 멋진 꿈 응원합니다!

선배들의 조언 4
<전공과 직업, 우선순위를 정해라!>
ID : 키다리키다리 (성균관대 경영학과 13학번)

제가 배우고 싶을 만큼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점이 부럽습니다. 대학교에 진학해서 어떤 학과에 진학하든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자신의 진로를 설계해나가는지는 이제 수능을 치고 성인이 될 후배님의 선택이고 책임입니다. 선배들과 주변 어른들의 얘기는 참고사항이지 후배님의 꿈과 희망에 대해 흔들리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PD를 지망한다면, 흔히 언론고시라 불리는 방송사의 입사 시험 준비 과정을 거쳐 진로를 그려나가기 때문에 방송계열 학과 선택이 도움이 되겠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우선 후배님 께서 동물 행동학에 대한 전문가가 되어 PD를 지망할지, PD가 돼서 동물 행동학에 관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지 에 대한 선후관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전자를 희망하신다면 동물 행동학 관련 학과에 진학하셔서 그에 관한 전문적인 소양을 쌓으시면서 복수전공이나, 언론사 입사 시험을 준비하셔서 진학하시는 방법이 될 것 같고, 후자를 희망하신다면 방송 관련 학과를 진학하시고, 마찬가지로 복수전공이나 재량껏 동물 행동학에 대한 공부를 하시는 방향이 될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하면 동물행동학이 먼저냐 PD가 먼저냐 인 것이지만, 제가 후배님을 볼 때는 동물행동학에 대한 공부를 하시는 것이 후배님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PD가 된다고 해서 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바로 기획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다큐멘터리 채널을 원하신다고 하셨기에 동물 행동학에 관한 전문가가 되셔서 방송사와 협력하여 다큐멘터리를 공동 제작하는 방향이 후배님이 하고 싶을 일을 실현하는 것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생각해봅니다. 비주류 전공이라 한들 그에 대한 뚜렷한 흥미와 관심이 있다면 그 분야에 대한 전문성은 후배님이 가진 강점이 되고 관련 공부를 열심히 하시다가 교수로서의 진로도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지고 공부해왔던 소신을 끝까지 가지고 수능시험까지 임하세요~ 수능시험이 끝난 뒤에 고민해보셔도 늦지 않습니다. 응원합니다.

여러분의 [학교생활기록부]의 [진로희망사항] 칸에는 어떤 것이 적혀있나요? 아주 작은 칸 앞에서 오랜 시간 고민해도 답을 찾지 못한 친구들은 없나요? 어떤 친구들은 거짓말을 채워 넣고 그 거짓 꿈에 자기 자신을 맞춰나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친구들에게 위의 고민은 어쩌면 부러움의 대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꿈을 좇는 ‘이상’과 진로를 선택하는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동물덕후’ 후배에게 선배들의 조언은 조금 더 현실적입니다. 꿈도 중요하지만, 그 꿈을 펼칠 좋은 무대가 될 수 있는 대학진학을 준비하라는 조언, 대학 이후에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작지만 가능한 방법들을 이야기합니다.

서로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하나의 공통된 전제가 있습니다. 대학입시가 우리 꿈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눈앞에 공부에만 몰두하는 수험생 후배들에게 [대학교]와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앞으로의 인생을 결정한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실제 대학에 다니는 선배들은 다릅니다. 전공선택 이후에도 꿈을 향해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기회들이 많다고 이야기합니다. 꿈이 없는 친구들, 꿈이 있어도 현실과 갈등하는 친구들 모두 조급해하지 말자고요!

온고에서는 [후배하소연]의 사연을 공모받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수험생의 고민이 있다면 온고선배들에게 도와달라 외쳐주세요! 온고선배들은 우리 후배님들 편입니다.

*문의 : cert@ongoing.co.kr

출처 : 온고학습법연구소(http://ongo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