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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상담

우리 아이가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해서..

등록일 : 2016.04.12

입학 상담이나 초기 상담을 할 때 학부모님 중에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분이 많으시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일단 필자는 조금은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아이가 머리가 좋은데, 노력을 안하니 노력을 어떻게 시켜야 할지 고민이 되서? 아니다. 그런 의미로 조심스러워진다기 보다는 조금은 복합적이고 민감한 이유에서이다.

우선, 학생에 대한 부모님의 기대에 대해서 부담을 느끼게 된다. 이런 기대감을 컨설턴트에도 전가시키기 때문에, 순수하게 학생을 대하기가 쉽지 않게 된다. 오히려 학생을 순수하게 이끌 힘을 조금은 잃게 된다는 것에 더 가까울 듯. 일반적으로 자식에 대한 부모의 기대는 어려서가 제일 크고 점점 줄어들기 마련이다. 필자도 아이가 있어서 그 마음이 무엇인지는 너무 잘 알겠다. 마치 내 아이가 천재일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과 뭐 하나만 잘해도 예뻐 보이는 그런, 고슴도치 새끼를 보는 듯한 마음.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렇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보여지는 것들에 대해 조금은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 아이가 정말로 머리가 너무나 뛰어난 아이인가?’

머리가 좋다 안좋다의 기준이 무엇인지도 애매할뿐더러 아이큐는 더더욱 믿지 못할 것이므로 이런 물음조차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공부를 머리로 하던가? 노력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자녀들에 대한 기대가 큰 건 알겠으나, 머리가 좋은데 노력을 하지 않으므로 안타깝게 성적이 안 나온다, 혹은 공부를 못한다라는 것은 그냥 그대로 100% 사실인 것이다. 여기에 ‘머리가 좋은데…….’라는 말은 정말 말 그대로 사족이다. 머리의 좋고 나쁨은 존재는 하긴 한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기준의 사고 능력만 있으면 공부에 지장이 갈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소위 아이큐라던가 타인의 시선에서의 뛰어난 머리라는 말만 믿고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는 자들이 정말로 심각한 공부에 있어서의 낙오자들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학생 자신의 문제이다. 부모님 혹은 제 3자에 의해서 평가되기를 자신은 머리가 좋은데, 노력을 안해서 성적이 ‘안’나오는 학생인 것이다. 그래서 조금만 해도 까짓 어렵지 않게 성적을 올릴 수 있는데, 그냥 ‘안’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들이 매우 위험하다. 왜냐면 노력을 정말로 하게 되어도 성적은 바로 나와주는 것이 아니다. 장시간 투자와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 때문에 학생이 정말 어느 정도 노력을 했다 하더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을 때, 그 좌절감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실제로 상담 케이스에서도 이런 경우를 아주 자주 보게 된다. 자신은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머리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는데, 정작 노력해도 성적은 안 나오니, 그 괴리를 어찌해야 할지 모른다. 때문에 공부와 멀어지는 학생들도 꽤나 많다.

따라서 컨설팅을 하면서 아끼는 말 중에 하나가 IQ와 머리에 대한 언급이다. 하더라도 학생이 공부에 대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을 때, 포기하려고 들 때, 환기시켜주는 것이 다이다. “OO야, 넌 잘 모르는가 본데, 넌 노력을 하면 성적이 꽤 오를 정도로 좋은 머리야.” 이 정도에 머물러야 하지 않나 싶다. 교육 심리학에서 아이들을 상대하면서 조심해야 하는 대화의 기술 중의 하나가 학생에 대한 기대심리를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아이에게 너무 기대를 하면, 그 기대에 어긋날 것을 두려워해서, 벽을 쌓거나 실제로 그 기대에 맞지 않는다면 실망감이 매우 크다. 때문에 아이에 대한 그림을 너무 크게 그려서 직접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의 아이에 대해서도 너무 많은 기대를 하는 것은 아이를 힘들게 하는 것이기도 한다.

아이에게 기대감을 너무 많이 갖는 것보다는 ‘사실’에 좀더 포커스를 맞추라는 말을 하고 싶다. 현재 우리 아이가 어떤 상태인지, 잘 보고 판단해보자. 현재 공부를 못하면 못하는 거다. 잠재성에 대한 열린 마음도 물론 필요는 하다. 그렇지만, 현실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부족한 현재를 피해 기대감을 부담감으로 만들어버리는 실수는 되도록 피해야 한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있어야 하지만, 과중한 부담감은 공부의 적 중의 하나이다.

출처 : SZ공부법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