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법 > 공부법 칼럼 | 모바일 진학사

공부법

1:1 상담

스마트함을 멀리하라.

등록일 : 2016.04.21

컨설팅을 하면서 늘 느끼는 바는 요새 학생들이 너무나 필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손을 움직이지 않고 마치 자신이 컴퓨터 기기마냥 눈으로만 훑고 그냥 받아들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인간이고, 한계가 매우 분명한 불안정한 존재이며 다듬고 가꾸고 노력해야만 능력이 생기는 존재들이다. 따라서 단순히 보고만 넘어가는 것은 전혀 머리 속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부모님들도 알고 계시는 부분이다. 학부모님들은 이렇게 쓰면서 공부를 하던 세대라 대부분 쓰면서 공부하라 강조하지만 학생들은 그에 따라주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기도 하다. 대체 왜 쓰지 않는가.

필요성과 부재(不在)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상담 중에 가끔 던지는 질문이 하나 있다. “전화번호 몇 개 정도 외우시나요?” 자신 없게 다들 거의 못 외운다고들 하신다. 나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현재 외우고 있는 전화번호가 거의 없다. 과거에는 그렇게나 달달 외우던 전화번호, 주소, 노래 가사들. 지금 과연 무엇을 얼마나 외우고 기억 하는가. 우리는 더 이상 그것을 외울 필요가 없는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 알고 싶은 것은 검색하면 되는 작은 컴퓨터 기기를 하나 이상씩은 가지고들 다니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말이다. 너무 많은 편리한 기기들과 환경에 부재(不在)가 부족한 터. 부재(不在)의 미덕에 대해 그리워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환경에 탓을 돌릴 수밖에 없다. 상담하는 학생 중에 눈이 잘 안보이는 학생과 귀가 잘 안 들리는 학생이 있다. 이 친구들은 모두 공부에 있어서 우수한 학생들이다. 공부도 잘 하거니와 그 태도가 정말 박수가 나올 정도이다. 잘 보이지 않는 친구는 교재에서 단 하나의 글자도 빼놓지 않고 읽으려 전부 일일이 훑으며 공부한다. 이 친구의 교재를 검사하다가 눈물이 핑 돌았다. 우리의 아이들이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그냥 지나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내내 재촉하고 설명해도 그냥 문제집을 쓰윽 지나치고 마는 아이들에 비해 이 학생이 갖는 자세가 얼마나 성실하고 멋진가. 감탄이 절로 나왔다. 잘 들리지 않던 학생도 하나라도 빠질까봐 상담하는 내내 경청하고 수업 내내 가장 첫 번째 자리에 앉아서 모든 말들을 다 들으려고 노력한다. 무언가의 부족함이 더 큰 풍족함을 낳고 풍족함이 예기치 못한 부재(不在)를 낳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인위적인 부재(不在)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편하고 쉬운 것들은 나태함과 소홀함을 낳는다. 인위적으로 아이들이 공부를 하도록 편리함을 조금은 거두자. 예전처럼 쓰고 암기하고 익히도록 기기들을 잠시 넣어두도록 해보자. 컴퓨터가 아닌 책과 노트에 보다 가깝게 해보자. 뇌를 발달시키려면 인간의 뇌보다 빠르고 똑똑한 기기들을 저 멀리 두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스스로 하라면 아직은 힘들 것이다. 우리가 도와주어야 하지 않을까. 처음엔 힘들고 답답하겠지만, 시간이 지나 익숙해지면 알게 될 것이다. 우리의 머리는 생각보다 좋고 암기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그리고 환경엔 적응하면 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아이들이 스마트해지려면 스마트 기기는 부재(不在)중이어야 한다는 것을.

출처 : SZ공부법연구소